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Yun Hee Choi

Painter

미스코리아 출신 포아트 갤러리 관장 최윤희씨 “먼길 돌아 다시 미술의 길로 왔죠” (한국일보)

2008.05.06

https://www.hankookilbo.com/News/Read/200805060076259897

미스코리아 출신 갤러리 관장이 탄생했다.

1998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미로 뽑혔던 최윤희(33)씨가 그 주인공. 그간 방송인 생활을 거쳐 모델로 활동해 왔던 최씨는 3일 경기 성남시에 문을 연 포아트 갤러리의 대표로 개관 기념전인 ‘한국 현대미술의 환영’ 전을 선보이고 있다.

“방송 생활 하면서 참 많이 공허했어요. 모델 일도 마찬가지였어요.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작가들을 소개할 수 있게 되서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해요.”

그의 이 특이한 전직에는 간단치 않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. 원광대 한국학과를 졸업한 최대표는 고교시절 전라북도의 미술 특기생으로 뽑힐 만큼 미술에 재능을 보였다. “아는 선생님 친척이 운영하는 화실에 고등학교 1학년 때 놀러 갔다가 우연히 그림을 그리게 됐어요. 미술 학원에 다닐 정도로 형편이 넉넉치는 못했는데 원장 선생님이 학원비를 면제 해줘서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죠.”

하지만 미스코리아에 당선되면서 그의 인생은 화가의 길로부터 멀어졌다. “당선된 다음날부터 방송사며 연예 기획사 같은 곳에서 날마다 전화가 오는데 그때는 꿈 속을 거니는 거 같았어요.” 그러나 방송인 생활은 쉽지 만은 않았다. 연기 연습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기획사가 무리하게 얻어온 배역을 소화하면서 그는 나날이 지쳐갔다.

그 뒤 시작한 모델 일도 그의 공허함을 매워 주지는 못했다. “아, 이게 내 길이 아닌데 하면서도 마땅히 쉽게 새로운 일을 찾지 못했죠. 그때 제 곁으로 미술이 다시 다가왔어요.” 지난해부터 그는 서울 삼청동의 갤러리와 전시장을 돌고, 미술품 경매 행사장을 샅샅이 뒤지며 다시 미술공부에 매달렸다.

“우연히 새로 개관을 준비중인 갤러리 대표직을 제안 받았어요. 그 제안이 단순히 미스코리아 프리미엄을 노린 것이었다면 받아들이지 않았을 거에요. 보다 많은 사람들이 미술을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유주의 방침이 맘에 들었죠.”

먼 길을 돌아온 그의 꿈은 재능 있는 무명의 작가들을 발굴해 이름을 알리는 일. “제가 대학 졸업할 때까지 서울의 삼청동이나 인사동을 한 번도 와보지 못했어요.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일반인들이 쉽게 갤러리 문을 열지는 못하는 분위기인 거 같아요. 누구나 쉽고 편하게 그림을 보고 접할 수 있는 그런 갤러리를 만들고 싶어요.”